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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계약, 왜 연기됐을까? 한국과 EDF의 충돌, 그리고 향후 전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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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계약, 왜 연기됐을까? 한국과 EDF의 충돌, 그리고 향후 전망

돌담쟁이 2025. 5. 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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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7일은 한국 원전 수출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이 될 뻔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의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최종 계약 체결만을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루 전날인 5월 6일, 체코 법원이 프랑스 EDF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며 계약 체결이 돌연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그리고 앞으로 한국의 체코 원전 수주는 어떻게 될까요?

 

픽사베이

계약 연기 배경: 프랑스 EDF의 법적 소송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내용은 단순하지만 파급력은 큽니다. EDF는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의 입찰 과정에서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경쟁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기각되자 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법원은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약 체결을 중지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계약 체결이 진행될 경우, 향후 소송에서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한국의 입장: 절차적 신뢰와 신속한 대응

한국 정부와 한수원은 계약 연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법적 대응보다는 체코 정부 및 발주처와의 협조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현지에서 “본안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계약 체결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발주처와의 신뢰도 높기 때문에 한국의 수주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수원 역시 "계약 서명은 연기되었지만 설계 일정, 프로젝트 추진 논의 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즉, 법적 소송에 흔들리지 않고 사업 추진의 속도는 유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EDF의 전략적 판단: 경쟁력보다 지연 전략?

EDF는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고, 캐나다 CANDU, 미국 웨스팅하우스, 한국의 한수원과 경쟁했습니다. 그러나 기술력, 가격 경쟁력, 과거 사업 경험에서 밀리며 한수원이 선정되었고, 이에 따라 EDF는 법적 수단을 통해 계약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에서는 “EDF가 계약 지연을 통해 체코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자국 산업 보호라는 프레임을 활용해 정치적 여론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해석합니다. 실제로 EDF는 자국 프랑스뿐 아니라 EU 규제기관에도 이 사안을 문제 삼고 있어, 향후 유럽 내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체코 정부와 CEZ의 태도

이번 사업의 발주처인 체코 국영전력공사(CEZ)는 “한수원과의 계약 절차는 문제없으며, EDF의 이의제기는 계약 연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체코 정부 역시 원전 확충은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며 사업 지연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법적 대응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체코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 확대를 필수 전략으로 채택했으며, 미국과 EU의 협력 하에 한수원을 우선순위로 고려해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EDF의 이의제기가 계약 자체를 무산시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향후 전망: 소송이 변수이자 기회

현재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지만,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오는 데에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한수원은 체코 현지에서 사업 기반을 다지고, 계약 이외의 프로젝트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는 오히려 한국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향후 더 큰 수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한편, 본안 소송 과정에서 입찰 서류가 공개된다면, 각 참여국의 경쟁력 비교가 명확히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한국 원전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체코 정부와 CEZ의 선택을 받은 결정적 이유였음을 국제사회에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 흔들리지 않는 한국 원전, 전략적 접근 필요

체코 원전 계약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것은 분명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이것이 한국의 원전 수출 자체를 좌우할 위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한국 정부와 한수원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 체코 정부와의 신뢰 관계 유지, 체계적인 프로젝트 준비는 향후 사업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향후 수개월은 법적 절차와 외교적 협상이 병행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이 시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한국은 단순한 계약 체결 이상의 외교적 성과와 산업적 이득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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