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트럼프發 관세 직격탄
"對美 수출 14.6% 급감"... 자동차·철강·가전 '줄줄이 하락', 수출 구조 재편 시급
★ 트럼프 복귀와 동시에… 한국 수출 전선 ‘비상’
2025년 5월,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14.6%나 급감하면서 수출 의존 경제의 위험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는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동향’에 따른 수치로, 주요 10대 수출국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자동차, 철강, 가전 등 전통적인 한국 주력 산업들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직격탄을 맞으며, 한국 수출 전체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다시 고개를 든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된 것이다.
★ 자동차 수출 19.6% 감소… "25% 관세 본격 적용"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단연 자동차 산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도입한 ‘수입차 25%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서,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나 줄어들었다.
자동차 부품(-10.7%), 철강 제품(-12.1%), 가전제품(-19.7%) 역시 모두 줄줄이 하락하면서, 수출 주력 산업 대부분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출 감소가 아닌 구조적 경쟁력 약화로 해석된다.
정부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예: 조지아주 공장 가동)를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지만, 관세 장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가 보다 본질적인 요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수출 감소, 미국에서 가장 두드러져
중국(-7.2%), EU(-2.7%)로의 수출도 줄었지만, 미국 수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단일 정책 변화 하나가 한국 수출 전반에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수출 구조가 미국,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미중 갈등, 유럽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과 맞물리며 ‘수출 취약성’이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수입 흐름은 아시아로 이동 중
같은 기간 수입 동향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 미국(-2.3%), EU(-9.2%) 수입은 감소
- 반면 일본(2.4%), 호주(12.8%), 베트남(25.3%) 수입은 증가
이는 미국·EU 중심의 교역 축소와 함께,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과의 교역 확대라는 이중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다. 수출입 양측 모두에서 ‘탈서구·아시아 확대’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 반도체는 예외… 전략 기술로 ‘수출 효자’ 역할
이 와중에도 반도체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기술 통제 강화와 인공지능·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라, 한국 반도체는 전략 기술 품목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반도체 편중’이라는 또 다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가전 등 전통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산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요구된다.
♨ 무역수지 적자 전환… 수출 강국의 경고 신호
한국은 이번 달 무역수지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최근 몇 달간 유지해온 무역흑자 흐름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에너지 수입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장비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입은 증가하면서 복합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 부담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고도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수출 급감이 더 큰 부담이다.
▶ 수출 구조 개편 없이는 ‘제2의 충격’ 피하기 어려워
이번 대미 수출 급감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경제가 대외 환경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특정 국가·품목 의존 구조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이제는 ‘수출 강국’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시장 다변화, 산업 다각화,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탄탄한 수출 체질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상수로 자리잡은 글로벌 환경에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다음 충격은 더 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