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영주 무섬마을 – 외나무다리를 건너 만나는 400년 고택의 시간여행

돌담쟁이 2025. 4. 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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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문수면 깊숙이 자리한 무섬마을은 마치 시간의 흐름에서 비켜난 듯한 곳입니다. 내성천이 삼면을 휘감으며 흐르고, 그 위에 놓인 외나무다리 하나를 건너면 눈앞엔 400년 역사의 한옥 마을이 펼쳐집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섬 같다 하여 '물섬'이라 불렸고, 세월과 함께 '무섬'이란 이름으로 굳어졌습니다.

무섬마을은 단순한 전통 마을이 아닙니다. 이곳은 조선 중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진 전통 한옥과 고택들이 살아 숨 쉬는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입니다. 지금도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후손들이 고택에 거주하며 그 맥을 잇고 있고,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특별한 공간입니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2호

외나무다리, 자연과 사람을 잇다

무섬마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외나무다리입니다. 폭이 불과 30cm 남짓한 외나무 하나로 내성천을 가로질러 마을과 외부를 잇는 이 다리는 무섬마을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밑으로 찰랑이는 물소리와 맞닿는 바람, 그리고 흔들리는 나무의 감촉이 오감을 자극합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시간여행의 문을 여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매년 가을 이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무섬 외나무다리 축제’는 전국의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죠.


고요한 세월의 기록, 무섬마을의 고택들

무섬마을에는 100년이 넘는 고택이 16채 이상 존재하며, 그중에서도 9곳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수백 년 세월을 버텨낸, 이름 있는 집들입니다.

 

해우당 고택

1. 해우당 고택 (海愚堂 古宅) - 중요민속문화재 제278호

반남 박씨의 종가로, 무섬마을의 중심 역할을 해온 고택입니다. ‘바다처럼 너그럽고 어리석게 살아간다’는 뜻의 해우당은 겸손과 선비정신을 상징합니다. 고택 내부에는 정갈한 사랑채와 안채, 그리고 너른 마당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 가옥의 미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현재 관광안내소가 이 고택의 행랑채에 위치해 있어 여행자들의 첫 관문 역할을 합니다.

 

2. 만죽재 고택 (晩竹齋 古宅)

선성 김씨 문중의 대표적인 고택입니다. 만죽재란 이름은 '늦게 핀 대나무'라는 뜻으로, 선비의 인내와 절개를 상징합니다. 백여 년 전 조선 말기의 사대부들이 살았던 이 집은 사랑채의 단청과 격자무늬 문살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지금도 후손이 거주 중이며, 예절 교육장으로도 활용됩니다.

 

3. 춘경당 고택 (春敬堂 古宅)

봄을 공경하듯 사람을 공경하자는 뜻을 담은 이 고택은 반남 박씨 가문의 또 다른 대표 고택입니다. 오래된 나무문과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 전통기와가 어우러져 '선비의 집'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절로 정갈해지는 공간입니다.

 


무섬마을의 사계절

무섬마을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각각의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 에는 고택 담장 너머로 핀 산벚꽃이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내고,
  • 여름에는 내성천에 발을 담그며 자연 속에서 힐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가을은 단연 최고의 계절. 고택과 어우러진 단풍, 외나무다리 축제의 열기로 마을 전체가 활기를 띱니다.
  • 겨울엔 하얀 눈에 덮인 기와지붕과 외나무다리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여행 팁과 정보

  • 주소: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
  • 주차: 수도교를 지나 바로 좌회전하면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 안내소: 해우당 고택 행랑채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서 마을 지도와 해설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입장료: 무료
  • 관광 소요 시간: 약 1시간 30분 ~ 2시간

단상

경북영주는 혼자 떠난 혼자만의 겨울 여행이었습니다. 아니 달로는 초봄에 막 접어든 3월 초였으나 날씨는 아직 겨울 끝자락에 머물러 있었지요.영주를 가고 싶었고 영주를 간다면 부석사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베트남을 다녀온지 딱 한달만에 떠난 여행이었어요.자꾸만 간질간질거리는 마음을 못잡고 홀연히 가방을 싸서 간곳이 영주였습니다.어차피 딸한테도 가야하는 일정이라 하루이틀 빨리 출발한것이기도 하구요.제가 사는 곳에서 근 3시간 넘게 걸렸고 도착했을때는 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어요.

무섬마을은 영주 도착후 부석사,소수서원을 나와 영주읍에서 1박후 다음날 아침 일찍 찾아간 곳입니다.도착하니 9시가 안된 시간..무섬마을은 근 8년만에 다시 간곳입니다.마을안이 공사를 하고 있어 조금 어지럽고 왠지 낯설었습니다.많이.

몇년사이 숙박시설이나 카페가 마을안에 많이 들어서 있더군요. 터벅터벅 걸어 강쪽으로 나가보니 그 사이 무섬마을에 외나무 다리가도 한개더 만들어졌더군요.음..,약간 씁쓸한 느낌? 전체적으로 무섬마을이 어수선하고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랬습니다.제겐..

그러나 무섬마을을 가보지 않은 야행객들을 실망시키고 싶지않으므로 멋진 무섬다리나 고택은 좋은 관광소재가 되닌 두루두루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영주 무섬마을에서 여행의 또 다른 길을 찾으시길 꼭 바라구요.


마무리 – 고요한 선비의 숨결을 따라

무섬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그곳엔 선조들의 삶과 철학,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순간, 도시에서 잊고 지냈던 ‘천천히 걷는 삶’의 미학이 다시 떠오릅니다.

잠시 멈추고 싶을 때, 고요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영주의 무섬마을은 언제나 당신을 조용히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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