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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詩9

사평역에서 _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속에서 샤륵샤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같은 몇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 2020. 9. 16.
지금은 좋은때 지금은 좋은때 램프 켜질때 모든것이 이토록이나 고요하고 편안한 오늘저녁 떨어지는 깃털 소리마저 들릴듯한 고요 지금은 좋은때 조용조용히 사랑하는 이 오는 때 산들바람처럼 연기처럼 조용조용히 천천히 사랑은 처음에 아무말도 않는다.그러나 나는 듣는다. 그 영혼을 나는 잘 알고 있어 별안간 빛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그 눈에 입 맞춘다. -지금은 좋은때/ 에밀 베르하렌 여름 바닷가 해변은 시끌시끌 해야하는데... 여름이라 하기엔 너무 조용하네요. 2020. 7. 5.
푸르른 날 _어디든 가야해.그런날엔.. 하늘의 구름은 더 높이 떠 있고 바라보는 집앞의 능선은 초록초록 눈이 부시는 이런 날엔 산만 보고 있지말고 바다도 보러가자.넌 어떠니?딸?..........한참 ...후 좋아 !바다가자!OK~~내 말을 들어주는 내편이 갑자기 생기면 그냥 기쁘다. 별일도 아닌것을..남편은 남의 편.딸은 내 편.^^;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저기 저기 저,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_서정주.푸르른 날- 2020.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