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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쟁이의 산책

봄 밤 _목련 꽃 하얗게 피던 향기좋은 봄 밤

by 돌담쟁이 2020. 6. 14.




집에서 바라보는 곳에 작은 공립유치원이 있어요. 유치원 주차장에 서너그루의 목련나무가 있는데 봄이면 하얀 목련꽃이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하얀 광목같은 천이 생각나는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필때면 자꾸만 자꾸만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러면 양희은의 노래도 흥얼거리죠.

'하얀 목련이 필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아날로그적인 세상을 살았던 한 사람인 나는 이렇게 때로 구식이 됩니다.ㅎ

혼자 계절속을 걷기도 하고 7~80년대의 음악에도 푹 빠져 나를 찾아 가기도 합니다.

불편했지만 매력있었던 그 시대가 그리울때도 많아요.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간이 야속합니다.

그리고 작년보다는 아니지만 벌써 '덥다,덥다'를 연발하는 여름밤 보다는 봄밤이 더 그립습니다.

꽃들이 천지에 피는 향기나는 그런 봄밤.

하얀 목련꽃이 눈부시게 흐드러진 향기나는 봄밤말이지요..ㅎ







유치원의 목련꽃



껴안고 싶도록 부드러운 봄밤.

혼자 보기는 너무도 아까운

눈물 나오는 애타는 봄밤

창 밑에 고요히 대글거리는

옥빛 달 줄기 잠을 자는데

은은한 웃음에 눈을 감는

살구꽃 그림자 춤을 춘다.

야앵 우는 고운 소리가

밤놀을 타고 날아오리니

행여나 우리 님

그 노래를 타고

이 밤에 한번 아니 오려나!

 

껴안고 싶도록

부드러운 봄 밤

우리 님 가슴에 고인 눈물을

네가 가지고 이곳에 왔는가?....

아!혼자 보기는 너무도 아까운

눈물 나오는 애타는 봄밤!

살구꽃 그림자 우리집 후원에

고요히 나붓기는데

님이여! 이 밤에 한번 오시어

저 꽃을 따서 노래하소서.




-봄밤.노자영-